<마음 : Mind >
사람의 지식, 감정, 의지 등의 정신 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을 말한다. 성경에서 마음은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곳이자 인간 내면 세계의 중심지이며 윤리적인 의미로 자주 사용되었다. 특별히 히브리인들은 정신과 육체를 구별하지 않고 마음을 인간의 가장 내부에 있는 것으로 알고 의지나 감정뿐 아니라 지적 능력이나 육체적인 능력의 원천으로 생각했다.
구약에서 마음으로 번역된 단어는 10가지 이상이 되는데, 주로 사용된 단어는 ‘레브’(leb), ‘레바브’(lebab)이다. 신약에서는 ‘누스’(nous, 롬 1:28; 7:23; 고전 1:10)나 ‘프뉴마’(pneuma, 마 26:41) 등이 마음이라고 번역되었는데, 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카르디아’이다(kardia, 마 5:8, 28).
‘레브’(leb)라는 단어는 가슴 부위 혹은 심장 등 신체 부분을 가리킬 때 쓰였다(시 37:15). 이곳엔 다양한 인간의 감정이 들어있다. 괴로움(삼상 1:8; 렘 4:18; 시 13:2), 즐거움(출 4:14; 삿 16:25; 잠 14:10), 근심(신 20:3; 사 7:2), 절망(전 2:20; 애 1:20), 기력(시 40:12), 친밀함(창 34:3) 등이다. 정신적인 작용 면에서는 인식(출 9:21; 전 1:13), 통찰(신 8:5; 욥 17:4), 비판적인 능력(수 14:7), 재판하는 능력(왕상 3:9; 대하 19:9) 등이다. 또한 마음은 지혜의 기관(잠 2:10; 16:23; 왕상 10:24)이자 뜻과 계획의 자리이다(삼하 7:3; 렘 22:17). 하나님은 이런 사람의 마음을 주관하실 수 있으신 분이다(시 51:10).
한편 성경에는 하나님의 마음에 관한 표현도 있는데, 하나님도 마음 안에 감정을 가지고 계시며(창 6:6; 호 11:8) 마음으로 아시고 기억하실 뿐만 아니라(왕상 9:3; 렘 44:21) 의지와 계획을 품으신다(렘 7:31).
마음으로 번역된 헬라어 ‘카르디아’(kardia)는 신약에서 총 157회 사용되었는데, 누가가 특히 많이 사용하여 누가복음에 22회, 사도행전에 21회를 사용했다. 그러나 디도서, 빌레몬서, 요한이서, 요한삼서, 유다서에는 한번도 사용되지 않았다. ‘카르디아’는 내적인 자아를 말하고, 때로는 인칭대명사처럼 사용되었으며(마 9:3; 고후 2:1), ‘나’를 가리키기도 했다(벧전 3:4). 그리고 거듭나기 전의 인간의 마음은 죄가 거하여 지배하는 장소처럼 묘사되었다. 즉 악한 생각이 나오며(막 7:21) 불순종하여 회개할 줄 모르고(롬 2:5; 고후 3:14), 굳고 믿지 않으며(히 3:12) 우둔하고 어두워 있는(롬 1:21; 엡 4:18) 곳이다.
한편 마음을 감찰하시는 분(롬 8:27)인 하나님께서 인간을 새롭게 하는 사역을 시작하시는 곳도 마음이다(롬 10:10). 인간의 마음은 하나님께서 말씀을 듣게 하실 때(행 16:14), 빛을 마음에 비추실 때(고후 4:6) 믿음을 가질 수 있다. 더 나아가 인간의 마음은 순종함으로 믿음이 있음을 보이며(롬 6:17) 하나님의 말씀을 좋은 마음으로 듣고 지키어 인내로 결실(눅 8:15)하기도 한다.
잠언에 나타난 인간의 마음 : 인간의 마음은 한 사람의 내면적인 삶 전체를 묘사하는 단어이다.
마음은 감정과 이성, 행동과 자발적 의지의 중심을 이룬다. 그래서 마음은 어떤 사람의 정신과 정서, 의지와 행동의 원천이 되는 곳이다.
비밀스런 장소 : 마음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비밀스런 영역이다(잠 14:10, 13; 23:33; 30:19). 그러나 모든 것을 감찰하시는 하나님의 눈에 인간의 내면은 감춰질 수 없고, 심지어 자신도 모르는 부분을 하나님은 아신다(잠 15:11; 21:2). 인간의 마음은 감춰져 있긴 하나 자신의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면 그는 자신의 참 모습을 확연히 발견할 수가 있다(잠 27:19).
감정이 자리잡고 있는 곳 : 기쁨과 슬픔으로 대표되는 감정의 파도가 끊임없이 물결치고 있는 곳이 바로 인간의 마음이다. 기쁜 마음은 사람의 얼굴을 빛나게 하고(잠 15:13) 건강에도 도움이 되며(잠 17:22) 육신의 생명(잠 14:30)이라고까지 하였다.
그러나 원수가 넘어지거나 엎드러질 때 마음에 기뻐하지 말아야 한다(잠 24:17). 이것은 자신의 마음에 있는 감정을 조절해야 됨을 말하고 있다. 인간은 원수가 넘어질 때 기뻐하지만 하나님은 그렇지 않으시기 때문이다(잠 24:16-18). 여기서 죄를 지은 사람이라도 깊이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의 마음을 보게 된다.
이성이 자리잡고 있는 곳 : 마음에는 지식을 받아들여 저장하기도 하고, 냉철하게 판별하여 사고하기도 하고, 계획을 세우는 기능도 있다. 잠언에서는 자주 마음의 이성적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잠 2:2, 10; 3:3; 6:21; 7:3; 15:14, 28; 16:23, 23:15).
의지가 자리잡고 있는 곳 : 마음의 중요한 기능은 의지로 결단하는 것이다. 특별히 하나님의 명령과 법도를 순종하기로 결단하는 것이 중요하다(잠 23:26). 순종과 결단은 듣는 것과 관련되는데 하나님의 명령을 듣고 마음에 두는 것은 곧 명령을 순종하는 것이다(잠 22:17).
신앙의 자리인 인간의 마음 : 하나님의 명령을 듣고 받아들이는 곳이 마음이라면 신앙의 자리는 바로 마음이다. 또한 죄가 자리하고 있는 곳이 인간의 마음이기도 하다(잠 21:4). 그러나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죄를 씻지 못하며 하나님의 용서와 은혜로만 해결할 수 있다(잠 20:9).
마음에 받은 ‘사형선고’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에게 자신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위기들을 만났음을 고백했다(고후 1:8-9). 그는 이런 절대절명의 상태를 ‘마음에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표현했다. 이는 실제로 사형선고를 받았다는 말이 아니라 자신이 당했던 환난이 얼마나 힘든 것이었는가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학자들은 바울이 당했던 고난에 대해 몇 가지로 추측하는데, 특별히 ‘아시아에서 당한 환난’이라고 말한 것을 근거로 삼는 이들은 사도행전(행 19:23-41)에 나오는 은장색 데메드리오의 소송사건일 것으로 본다. 다른 학자들은 그때는 바울이 생명의 위협까지는 느끼지 않았다고 보고 그가 당한 고난을 맹수와의 싸움이라고 보기도 한다(고전 15:32).
그러나 바울은 마음에 사형선고를 받고 살 소망마저 없어져버린 상황에서 “이는 우리로 자기를 의뢰하지 말고 오직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시는 하나님만 의뢰하게 하심이라”(고후 1:9)라고 고백했다.
성경에 사용된 몇 가지 마음의 용례
시편 : 시편 기자의 순전한 마음(시 11:2), 자신의 죄에 대한 후회(시 34:18; 51:17)를 표현할 때 쓰였다.
잠언 : 하나님께 대한 지식을 강조하거나(잠 17:3) 사람의 계획이 아닌 여호와의 뜻이 실현될 것이라는 경험과 함께 쓰였다(잠 16:1; 19:21).
신명기 : 온 마음을 다해 하나님의 명령을 행하며(신 4:29; 10:12; 11:13) 영적으로 마음에 할례를 행해야 함(신 10:16; 30:6)을 말할 때 사용되었다.
예레미야 : 듣는 이들의 마음을 요구하며(렘 3:17; 11:8) 그들의 강퍅함에 대해 말했다(렘 3:17; 7:24; 11:8).
에스겔 : 듣는 사람들의 마음이 강퍅함을 말하며 돌 같은 마음이 부드러운 마음으로 바뀔 것을 기대했다(겔 3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