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 : Proverbs >
저자와 연대 : 잠언서의 저자와 연대를 알려면 책의 구조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이 책은 여러 시대에 걸쳐 여러 명의 저자들과 편집자들에 의해 기록된 여덟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 1단락(잠 1:1-7)은 책의 목적과 주제를 언급하고 있는 서문이다. 잠언 1:1의 서두 ‘솔로몬의 잠언’은 1-9장을 소개한다. 제2단락(잠 1:8-9:18)은 지혜의 효용성에 관한 솔로몬의 잠언이다. 제1-2단락으로 보건데 솔로몬의 통치 기간은 BC 971-931년이기 때문에 그가 쓴 잠언들은 BC 10세기의 것이다.
잠언 10:1에 의하면 제3단락(잠 10:1-22:16) 역시 솔로몬의 작품이다.
제4단락(잠 22:17-24:34)은 ‘지혜있는 자의 말씀’(22:17; 24:23)이라 불린다. 이 ‘지혜있는 자’의 성격이 모호하기 때문에 이 말씀들의 연대 역시 불분명하다. 아마 그들은 솔로몬보다 이전 시대에 살았고 솔로몬이 그들의 말씀들을 편집하고 거기에다가 자신의 것을 첨가했을 것이다. 또는 그들은 솔로몬 당시에도 살아있던 자들로서 무명의 편집자가 그들의 말씀들에 첨가했을 것이다.
제5단락(25-29장)의 잠언들은 솔로몬이 썼으나 히스기야의 신하들이 편집한 것이다(잠 25:1). 히스기야는 BC 715-686년에 통치했으므로 이 기간 중에 기록되었을 것이다.
제6단락(잠 30장)과 제7단락(잠 31:1-9)은 아굴과 르무엘 왕이 기록한 것으로 이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아니라 아마도 아라비아 사람들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신분과 혈통은 불분명하다.
제8단락(잠 31:10-31)은 르무엘(잠 31:1)의 말씀이 계속되지만 그 구조가 단독으로 두자체(頭字; acrostics의 번역으로 문장의 첫머리 글자를 모았을 때 알파벳이 되거나 어떤 단어가 되거나 하는 시의 기법을 말함)이고 그 형식상 31:1-9과는 다르기 때문에 독립된 부분으로 구별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저자는 알 수 없다.
잠언 25:1을 근거로 할 때 이 책은 최소한 히스기야 시대에 완결된 형태를 가졌을 것으로 본다. 그렇지만 그의 신하들이 책 전부를 편집했는지는 불확실하다. 마지막 편집 연대는 아굴과 르무엘이 그 전에 썼다고 본다면 BC 700년경으로 볼 수 있다.
솔로몬이 잠언의 대부분을 쓴 저자인 것은 확실하다. 사실 그는 당대의 가장 지혜로운 자였고(왕상 4:29-3, 34) 3,000개의 잠언을 지었다(왕상 4:32; 비교, 전 12:9). 성령이 그를 인도하여 그 중 몇백 개만 택하여 성경 속에 들어오게 했다.
그의 경험을 반영한 아가서는 솔로몬의 청·장년기에 쓴 것이고 잠언은 중년기에, 그리고 전도서는 그의 생애 끝 무렵에 쓴 것으로 보인다.
잠언은 어떤 책인가?
잠언은 우리에게 지혜롭게 사는 법을 가르쳐 주는 하나님의 책, 지혜서이다.
잠언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마샬’(lvm, mashal)은 ‘경계의 말씀’이란 뜻을 지니고 있으며 비교를 통해 어떤 사물의 속성을 나타낸다. 잠언은 지혜와 어리석음, 의인과 악인, 생명과 죽음 등 지극히 대조적인 것들을 대비시킴으로써 무엇이 진리인가를 뚜렷이 보여주는 말씀으로 격언, 속담과 비슷하다. 잠언은 많은 말대신 지혜로운 원리들을 짧은 문장으로 기록하여 읽는 이들을 가르친다.
잠언이라는 책 이름은 히브리 성경의 첫 낱말인 ‘솔로몬의 잠언’이란 말에서 유래되었다. 잠언의 대부분은 솔로몬이 기록했는데(왕상 4:32) 르무엘과 아굴 등 지혜로운 사람들도 함께 기록했다(잠 30:1; 31:1).
잠언의 기록 목적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교훈과 권면을 주려는 것이었다. 특별히 젊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지혜를 가지도록 돕기 위한 것으로, 이 지혜는 실제적인 총명, 정신적인 예민성, 그리고 기능적인 숙련성을 뜻하며 주님과의 올바른 관계에서 나오는 도덕적이며 정직한 삶도 포함한다.
지혜를 가진다는 것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살아가는 능력을 갖는 것을 말한다.
잠언서의 기록 목적 : 잠언서의 다섯 가지 목적이 책의 서두에 나와 있다(잠 1:2-4, 6).
(1) 지혜와 훈계를 알게 하며, (2) 명철의 말씀을 깨닫게 하며, (3) 훈계에 따라 온전한 삶을 살게 하며, (4) 어리석은 자로 슬기롭게 하며, (5) 잠언과 비유와 지혜있는 자의 말과 그 오묘한 말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잠언 자체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잠언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교훈과 권면을 주고 특별히 젊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지혜를 가지도록 돕기 위한 책이다.
잠언의 표현 기법 : 잠언은 격언, 교훈, 수수께끼, 우화, 찬양시, 예화, 자서전적 이야기와 고백 등 다양한 형태로 기록되어 있다. 격언은 재치있고도 기억할 만한 문체로 간결하게 기록된 금언을 말한다(잠 10:7, 11:24, 14:31, 15:33, 17:22-28, 18:16). 교훈은 일반적으로 평행법을 통해 소개되며 권위 있는 교사가 제자에게 전달하는 형태이다(1-9장; 22:17-24:22).
또 대답하기 힘든 질문 형태인 수수께끼로 서술하기도 하고(잠 1:6; 6:16-19; 30:18-31) 은유법을 확장시킨 우화를 사용하기도 하였다(잠 5:15-23). 의인화된 지혜를 찬양하는 시도 있으며(잠 1:20-33) 지혜로운 사람들에 의해 가르쳐진 교훈을 구체적인 예화 형태로 설명하기도 했고(잠 7:6-23; 24:30-34) 현인이 자신의 경험을 제자나 독자에게 소개하는(잠 4:3-9) 등 여러 가지 문학적 형태로 기록되었다.
잠언의 수신인, ‘내 아들’에 대하여 : ‘내 아들’과 ‘내 아들들’이라는 말이 잠언에 자주 나오는데 여기에서 솔로몬과 청중과의 관계에 관해 몇 가지 질문이 제기된다. ‘내 아들’이란 단어는 솔로몬에 의하여 1-7장에서 열다섯 번, 다른 곳에서 두 번(잠 19:27; 27:11) 사용되었다. ‘지혜 있는 자의 말씀’에서 다섯 번(잠 23:15, 19; 23:26; 24:13, 21), 그리고 르무엘의 어머니에 의해서 한 번(잠 31:2) 사용되었다. ‘내 아들들’은 네 번 나오는데 모두 솔로몬에 의하여 사용되었다(잠 4:1; 5:7; 7:24; 8:32).
원래 ‘내 아들(들)’을 포함하고 있는 구절들은 궁정에서 솔로몬의 학생들과 다른 사람들의 학생들에게 또는 솔로몬과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구두로 진술한 것이었다. 학생들은 때때로 그들을 가르치는 자들로부터 ‘아이들’이라고 불렸다. 가정에서의 교육은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어머니에 의해서 행해졌다(잠 1:8; 6:20; 23:19, 22-26 참고). 르무엘의 어머니 역시 그녀의 아들에게 잠언을 가르쳤다(잠 31:1-2).
신약에 나타난 잠언
지혜를 인격화한 잠언 8장(잠 8:22-31)은 장차 오실 그리스도를 예언하는 것이다. 그리고 로마서 3:15은 잠언 1:16을, 로마서 12:20은 잠언 25:21을, 히브리서 12:5-6은 잠언 3:11-12을, 야고보서 4:6과 벧전 5:5은 잠언 3:34을, 베드로후서 2:22은 잠언 26:11을 인용하고 있다. 그 외 누가복음 14:7-9은 잠언 25:6-7을, 마태복음 6:11은 잠언 30:8을 인용하고, 누가복음 7:35의 ‘지혜’는 잠언의 지혜를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