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세
<맹세 : Oath >
고대 근동 사회에서 맹세는 약속을 보증하는 방법이었다. 맹세, 서약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쉐부아’(shebu?h)는 ‘일곱’이란 뜻을 가진 ‘세바’(sheba?에서 파생된 단어인데 이스라엘 사람들이 7이란 숫자를 천지창조를 나타내는 거룩한 수요 완전수로 여겼다는 사실로 보아 세바에서 파생된 맹세란 말의 엄중성과 신성성을 짐작케 한다.
고대 근동에서 맹세하는 당사자들은 그들이 섬기는 신을 증인으로 하거나 특별한 상벌 조항, 특히 맹세를 어기는 경우 저주를 받아도 좋다는 조항을 규정하여 맹세를 지키도록 하였다(삼상 14:44; 삼하 3:35).
이스라엘 사람들은 맹세가 하나님 앞(신 6:13; 삼상 14:45; 19:6; 사 48:1; 렘 12:16)에서 약속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맹세의 엄중함과 신성함을 강조하였다(창 21:23; 31:53; 갈 1:20; 히 6:16). 그러므로 맹세를 함부로 해서는 안되었으며(출 20:16; 신 5:11) 지키지 않거나 위반하는 경우는 하나님의 이름을 모욕하는 것(레 19:12)으로 마땅히 벌을 받아야 했다(겔 17:13, 16, 18-19). 이 때문에 맹세를 한 경우 그것이 비록 손해가 되더라도 지켜야 했다(레 5:1-4). 그래서 어떤 맹세는 그 후손에게도 구속력을 가지는 경우도 있었다(창 50:25-26; 수 9장).
맹세의 형식은 다양했다. 일반적으로 맹세자들은 오른손을 하늘로 들어 올렸는데(창 14:22; 신 32:40; 단 12:7; 계 10:5-6) 손을 드는 것은 서약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행위로 하나님도 오른팔로 맹세하신다고 성경은 표현하고 있다(사 62:8). 또 맹세자는 맹세를 제출한 사람의 생식기(환도뼈)에 손을 넣어 맹세하거나(창 24:2; 47:29) 제물을 쪼개고 그 쪼갠 것을 마주 대하여 놓고 쪼갠 사이를 지나가는 복잡한 의식도 거행하였다(창 15:10, 17; 렘 34:18). 때로는 ‘아멘’으로 답하여 맹세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신 27:15).
후대로 오면서 맹세는 하나님 대신 예배에 관련된 물체, 즉 하늘, 예루살렘, 태양, 대지, 성전, 제단, 예물 등을 가리켜 맹세가 이루어지곤 하였다(마 23:16-22). 그리고 맹세가 종종 다른 사람을 속이는데 악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예수님은 맹세의 오용을 막기 위해 맹세를 함부로 하는 것을 반대하셨다(마 5:34-37). 그러나 예수님이 진실한 맹세 자체를 거부하신 것은 아니었다(마 26:63). 바울도 맹세의 성격을 띤 말을 하곤 하였다(고후 1:23 갈 1:20; 빌 1:8).
잘못 맹세했던 사람들
입다 : 하나님이 암몬 사람들과의 전쟁에서 이기게 하시면 자기를 제일 먼저 환영하는 사람을 번제로 드리겠다고 약속하였다(삿 11:31). 그리고 그는 자신이 맹세한 대로 그의 딸을 하나님께 바쳤다(삿 11:39).
사울 : 블레셋과 전쟁 시 그들을 이기기까지는 아무 음식도 먹을 수 없음을 백성들에게 맹세시켰다(삼상 14:24). 그러나 사울의 아들 요나단은 이 사실을 모르고 꿀을 먹어 힘을 얻었다. 이 때문에 사울은 아들 요나단을 죽여야 하는 위기에 처하게 되었으나 백성들의 만류로 요나단은 죽음을 면하게 되었다(삼상 14:25-45).
헤롯 안디바 : 자기 동생의 부인과 결혼한 헤롯은 이 일을 비난하는 요한을 옥에 가두었으나 요한이 의롭고 거룩한 사람인 것 때문에 두려워하여 죽이지는 못하였다(막 6:17-20). 그러나 자기의 생일날 춤을 춘 헤로디아의 딸의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맹세 때문에 요한을 어쩔 수 없이 처형하였다(막 6:21-29).
베드로 : 대제사장 가야바의 법정까지 따라간 베드로는 하속들 앞에서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하였다(마 26:57-75). 그때 베드로는 자신이 예수님을 모른다는 사실을 증명하고자 두 번이나 맹세하여 부인하였다. 첫 번째는 거짓말로 얼버무리고 두 번째는 맹세하며 부인하였고 세 번째는 저주하며 맹세로 부인하였다.